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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조세 정의’ 논란에 휩싸였다. 16일(현지 시간)자 뉴욕타임스(NYT)는 20여년간 수십억 달러의 연방정부 계약을 따낸 이 기업이 연방 법인세를 거의 안 낸 것 같다고 보도했다. NYT는 스페이스X 내부 문건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 머스크 소유의 이 기업이 2002년 설립 이후 연방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안 낼 수 있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에게 비공개 설명했다고 전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스페이스X에 2021년 말까지 발생한 손실이 50억 달러 이상이었으며 향후 합법적인 세제 혜택을 활용해 일정 손실을 과세소득과 상계할 수 있다. 현행 세법상 결손금 이월공제(NOL)를 활용한다는 뜻으로, 세금을 낼 만한 수익이 발생했어도 과거 지출·투자가 많아 적자라면 ‘지금의 이익’으로 ‘그 때의 손실’을 메워(offset)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손실을 마치 ‘쿠폰’처럼 쟁여두고 미래의 이익을 깎을 때 사용하는 셈이다. 원래 위험을 감수한 기업이 큰 적자로 망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의 제도다.
하지만 스페이스X처럼 막대한 수익을 내는 기업이 여전히 과거 손실을 근거로 세금을 거의 무기한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게 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이후 이 결손금 이월공제의 만기 제한을 없애 사실상 영구히 쓸 수 있다. 당시 민주당 지지자였던 머스크를 위한 법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큰 수혜자가 된 것이다. 세법 전문가인 그레그 폴스키 뉴욕대 교수는 “과거 영업손실 규모를 고려할 때 스페이스X가 최근 수년간 연방세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정부감독프로젝트’ 대니얼 브라이언 이사 역시 “스페이스X처럼 잘나가는 회사에게 이 제도를 적용하다니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머스크나 스페이스X 측에선 아직 이번 보도 관련해 공식 반응이 없다. 2002년 출발한 스페이스X는 적자의 연속이었다. 2020년 3억4100만 달러, 2021년 9억6800만 달러(1조3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냈다. 미 국방부·항공우주국(NASA)이 주요 프로젝트를 민간기업에 외주를 주면서 스페이스X가 국가 안보에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됐으며 2022년경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NYT는 스페이스X 세금이 해외나 주 정부에 납부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매출 대부분 연방 정부와의 계약에 의존해 온 기업이기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NYT 해당 문건엔 2020년 스페이스X 연방 계약(14억 달러) 규모가 전체 매출의 약 84%, 2021년엔 17억 달러(매출의 76%) 등 쑥쑥 성장 중이다. 더구나 올해 스페이스X 매출을 155억 달러로 내다본다고 머스크 자신이 6월 밝힌 바 있다. 2023년 매출(74억 달러)의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이 중 상당 부분은 위성 인터넷서비스 스타링크가 차지한다. 현재 스타링크 가입자 또한 600만 명에 달해 2023년 때(250만 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3500억 달러로 전 세계 비상장 기업 중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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