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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정부가 외국인 숙련공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비자 제도를 추진한다. 내국인의 기피와 고령화로 취업자가 급감하는 가운데 외국 인력 유입을 통한 공백 메우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는 193만9000명으로 1년 새 14만6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대 폭 감소다. 고용이 줄어든 자리는 40~50대 이상의 중장년과 외국인 비숙련 노동자가 채우고 있다. 실제 건설기능인 평균 연령은 52세에 육박하며 20·30대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청년층의 신규 유입이 사실상 끊긴 셈이다.
정부는 이 같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내국인이 기피하는 고강도·고위험 공종에 한해 숙련 외국인에게 E-7-3 비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콘크리트공, 형틀목공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외국인 의존이 국내 인력 구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반발도 예상된다.
건설업계는 당장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이지만 공공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미 미분양 매입과 보증 확대 등으로 재정 악화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인력 확대 정책까지 더해지면 공적 재원의 추가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숙련공 유입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청년층 유입과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건설 인력난 해법은 단순히 인력을 수입해 오는 문제를 넘어 청년층이 기피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산업 구조를 개선하는 데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숙련 인력은 단순 노동력이 아니라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라며 “지속가능한 인력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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