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톱5’ 상반기 영업익 2조3000억 돌파… 역대급 실적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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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의 약 80% 달성
5개사 수주잔고 112조 원 육박
K9 자주포, 베트남 시장 진출 성공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7 11:31:04

국내 방산업계가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 속에 주요 5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벌써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에 한국 방산 대표 무기인 ‘K9 자주포’가 베트남 수출 계약을 따내며 동남아시아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성과까지 거두면서 ‘K-방산’ 한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7일 방산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KAI),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등 국내 주요 방산 5개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합계는 2조3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807억 원)보다 161.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조8783억 원의 79.9% 수준에 달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반기에만 1조42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독보적 행보를 보였다. 1분기(5608억 원)와 2분기(8644억 원)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LIG넥스원도 64.6% 증가한 1912억 원, 현대로템은 무려 192.4% 늘어난 460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KAI는 7.9% 증가한 1320억 원을 기록한 반면, 한화시스템은 필리조선소 인수 비용과 대규모 양산 대규모 양산 사업(TICN 4차) 종료 여파로 29.5% 감소한 916억 원에 그쳤다.

5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19조190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8573억 원) 대비 94.7%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 판매 호조에 힘입어 11조7577억 원으로 210% 넘게 늘었고, 현대로템(2조5938억 원)과 LIG넥스원(1조8530억 원)도 각각 40.8%, 35.4% 증가했다. KAI(1조5276억 원)는 6.4%는 소폭 감소했고, 한화시스템(1조4583억 원)은 18.4% 성장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위기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글로벌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 방산의 경쟁력이 두각을 나타낸 결과라는 평가다. 실제 5개사의 수주잔고는 총 111조9622억 원으로 향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확보된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1조7000억 원, KAI 26조7000억 원, LIG넥스원 23조4665억 원, 현대로템 21조6368억 원, 한화시스템 8조4589억 원 등이다.

폴란드에 수출되는 다연장로켓 천무,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향 천궁-Ⅱ 레이더, FA-50 전투기 수출 등 각사의 주력 무기가 해외 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방위사업청 역시 “지난해 이월된 사업까지 포함해 올해는 역대 최대 방산 수출 성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호황 속에 한국 방산 대표 무기인 K9 자주포가 베트남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말 정부 간(G2G) 계약을 통해 베트남에 K9 자주포 25문 이상, 약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 원) 규모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이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9 자주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처음 수출되는 것이다. 베트남은 세계 11번째 K9 도입국이 됐다. 그간 K9을 들여온 국가는 폴란드·튀르키예·핀란드·에스토니아·노르웨이·이집트·인도·호주·루마니아 등으로 이번 베트남 계약을 수출국가의 외연을 더욱 확정했다.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어 군 현대화 수요가 높다.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K9 자주포는 분당 6~8발 사격, 급속 사격 모드, 사격 직수 신속한 진지전환 기능 등으로 해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K9의 점유율은 약 절반에 이르며, 앞으로 폴란드 대규모 공급 물량까지 소화하면 점유율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베트남 계약은 한국 방산이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에 처음으로 수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과거 베트남에 퇴역 초계함을 무상 제공하던 사례는 있었지만, 직접적인 무기 판매는 이번이 최초다.

국내 방산업계는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수주와 공급 물량을 기반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체결한 K9 1·2차 물량 공급, KAI FA-50 추가 수출, LIG넥스원의 정밀유도무기 수출 등이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 회사의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와 공급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를 포함해 앞으로도 전망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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