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전세사기 연루 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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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과 결탁해 부당대출 768억 원 승인

이선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7 11:29:34

▲ 2024년 7월 대전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가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전세사기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현재 해당 대책위는 활동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대전지방검찰청이 대전지역 전세사기의 배후로 대전·충청권 최대 규모 새마을금고 임직원과 건설업자 등 13명을 기소했다.

대전지검 공판부는 14일 대전·충청권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총책급 건설업자, 전세사기 브로커 등 1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하고 그중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전에서 이뤄지는 전세사기와 관련된 약 40%의 대출이 새마을 금고에서 시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인구 대비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대전의 전세사기는 새마을금고 임직원과 건설업자가 결탁, 배후에서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검은 그동안 전세사기범이 해당 새마을금고와 전세사기를 저지르고 일명 바지 사장이나 공인중개사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교묘히 법망을 피해갔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은 2018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총 40회에 걸쳐 약 768억원을 전세사기 건설업자에게 대출했다. 일부 직원들의 경우 건설업자의 형이나 아내 등 친인척 관계에 있었다.

건설업자가 바지사장 등 공범을 꼬드겨 이들의 신용을 위조해 대출을 받는 식이었다. 새마을금고 직원들은 전세사기 전문 건설업자들이 대리 대출을 받는 것을 알고도 거액의 부당대출을 승인하고 그 대가로 전세사기에 투자할 기회 혹은 금전을 받았다.

이같은 악순환은 5년 이상 지속되며 자금줄 역할을 한 새마을금고는 대출채권의 증가 영향으로 자산은 4000억 원에서 1조4000억 원으로 늘었다.

또한 전세사기범은 불법 대출금으로 건물을 매입하거나 지은 이후 불특정 다수와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보증금은 자신이 가로챘으며 처벌은 바지 임대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피해를 갚을 능력이 없는 바지 임대인이 잡히자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피해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해졌다.

검찰은 자금 흐름을 추적해 이들이 은닉한 범죄수익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피고인 중 두 명은 전세사기 41억 원 중 25억 원을 모친이나 아내 등 차명계좌로 분산한 후 부동산이나 가상자산을 구매하다 적발됐다. 전 전무이사의 경우 1억2000만 원을 은닉하기 위해 차명계좌로 출금한 후 가장 이혼까지 했다. 다른 피고인들의 경우에도 차명 계좌를 이용해 가상자산이나 부동산 등으로 범죄 수익을 은닉하려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전세사기와 같은 민생침해범죄에 대해서 범죄수익을 남김없이 박탈하고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선주 기자 sj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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